(조선일보/문화)

[문학] 군사문제 마니아들의 `반란'  (1997.07.23)

-----전쟁 시뮬레이션 소설 '데프콘' 2부 출간-----.

사진: 한-일간의 전쟁을 다룬 소설 [데프콘]을 쓴 하이텔의 군사문제 마니아들. 사진 왼쪽부터 김은씨, 최승호씨, 진병관씨, 김경진씨, 윤민혁씨. <이병훈기자>

군사문제 마니아들이 한일간의 전쟁을 다룬 시뮬레이션 소설 데프 콘 2부(고도)를 출간했다. 이 소설은 지난해 5월부터 올해 1월까지 하이 텔에 연재된 것. 편당 평균 조회건수 1천건이 넘을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 를 끌었다. 소설은 데프콘 1부의 한-중전쟁 도중 일본이 독도를 점령하 고, 통일한국이 이의 반환을 요구하는 내용으로 시작된다.

이에 대해 일본이 미사일 공격을 가하고, 한국군이 일본 상륙작전 을 펼치면서 본격적인 전쟁에 돌입한다. 이어 한-일 양국의 공방이 일 본본토와 동해에서 치열하게 전개된다.

이 소설은 군사적인 지식에 관해서는 많은 검증을 거쳐 완성된 것.

우선 전체적인 스토리를 담당한 김경진씨는 92년부터 군사문제에 대한 정보를 축적했으며, 원고지 3천장이 넘는 데프콘 1부를 거의 혼자서 완성했다.

2부 집필에 새롭게 참가한 해전전문가 진병관(29)씨와 육전전문가 윤민혁(22)씨도 하이텔 밀리터리 마니아들 중에서도 실력자에 속하는 인 물들.

이들은 각각 제인연감, 세계함선지 등 각종 군사전문지를 읽고 인 터넷의 여러 군사사이트에 접속해 정보를 찾아낸다.

이외에 세계 전쟁사를 잘 알고 있는 김온씨, 밀리터리 동호회 최승 호씨, 하이텔 군사소설동호회장 이영택씨 등 하이텔의 쟁쟁한 멤버도 소 설의 고증을 도왔다.

이씨는 "대부분의 군사소설들이 한 사람의 영웅이야기이거나 갑자 기 신병기가 개발되어 한쪽이 일방적인 승리를 거두는 등의 허무맹랑한 내용들이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에 비해 이 소설은 "기존의 병력과 장비를 갖고 전쟁을 어떻게 수행하는가에 초점을 맞춘 시뮬레이션 성격이 강하다"고 말했다.

이들만이 아니다. 하이텔에서 적극 활동하는 군사문제 마니아 약 3백여명도 수시로 필자에게 메일을 보내 오류를 지적하는 등 사이버문학 의 이점을 최대한 살렸다.

한 전차병 출신의 독자는 전차에서 쓰는 폭탄을 '대탄', '날탄'이 라고 부른다고 알려 주었다. 그밖에 비행기 엔진의 위치라든지, 대포 의 사정거리 등도 수시로 정정받았다.

이 때문에 김씨는 "집필은 세 명이했지만 적어도 3백여명 이상의 아이디어가 결집된 셈"이라며 "부대의 마크, 배치는 물론, 무기의 성능까 지도 공개검증을 거쳤기 때문에 버그(오류)는 거의 없다"고 자신했다.

다만 한국군과 관련된 내용들은 보안문제 때문에 일부 배치나 명칭 을 바꿨다. 학업과 직장일 외에는 거의 군사관련 자료 수집과 분석으로 보내는 이들은 올해 말 데프콘 시리즈의 완결판인 한-미 전쟁부분의 출간 을 준비하고 있다. 시뮬레이션을 통해 한반도를 둘러싼 강국과 한번씩 은 전쟁을 치러보는 셈.

PC통신을 통해 이들이 쓴 소설을 열람하고자 할 경우에는 하이텔로 들어가 GO SERIAL을 입력하면 된다.<고종원기자>